전주에 갔으니 먹부림을 해야지 하면서 인터넷을 이곳저곳 검색해 보니 경기 전 막걸리라는 식당이 리뷰가 살짝 반반이길래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이왕 전주 왔으니 막걸리는 먹자는 주의라 남자 친구랑 같이 '경기 전 막걸리' 집으로 향했다. 모든 리뷰에서 늦게 가면 웨이팅이 기니까 일찍 가는 걸 추천한다고 적혀있었다. 그런데 우린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간 터라 약 오후 6시를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을 했다. 약간의 웨이팅이 있었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비록 좌식이었지만 말이다.
얼마나 바쁜지 따로 메뉴판없이 주문을 했다. 직원들도 바쁜지 주문받으러 오는 것도 느리고 테이블에 벨이 있는데 그 또한 느렸다. 그 이유가 우리가 앉고 나서 그 뒤부터 웨이팅이 엄청 길어지는 게 보였다. 남자 친구와 나는 그걸 보면서 우리는 행운이었네 라며 웃었다. 우린 다른 단품메뉴보단 여러 음식을 맛보고 싶어서 한상 메뉴를 주문했다. 한상메뉴를 주문하면 막걸리도 같이 나온다 해서 사이다만 더 주문하고 다른 메뉴는 한상에 나오는 음식을 보고 결정하자고 했다. 2인 메뉴에 42,000원이면 꽤나 비싼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오는 음식을 보면 비싼지 안 비싼지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주문을 하고 밑반찬들은 빨리 나왔다. 미리 세팅되어진 반찬들을 주신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메뉴가 다채로운 게 그 가격만큼 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닭백숙도 있고 제육덮밥, 메밀전병, 콩나물국, 떡갈비, 돼지머리 고기, 오징어숙회, 꼬막, 도라지, 도토리묵, 계란프라이 4개가 나왔다. 이 정도도 풍성한 느낌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다만 떡갈비가 양이 너무 소박해서 조금 실망했을 뿐 ㅎㅎㅎ 고기파인 남자 친구는 푸짐한 떡갈비를 원했는데 말이다.
막걸리는 딱!!! 분위기에 맞게 주전자에 담겨져서 왔다. 어떤 막걸리인지는 몰라도 난 언제나 생막걸리는 별로라 1통 2반을 한다. 사이다 섞어 섞어 ㅎㅎ 달달하게 마시는 게 최고다 ㅎ
남자 친구도 비율제조 잘했다며 칭찬해 줬다 ㅎㅎ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많은 구성의 한상차림 메뉴인데도 나오는 속도가 아주 더디다. 거의 다 먹어 갈 때쯤 나온 두부 김치찜이다. 이 정도 속도면 내가 어떤 메뉴가 안 나왔는지 모르고 집에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원분들 정신은 없어 보이고 바빠서 그런지 전혀 웃음기가 없는 얼굴로 서빙을 해주신다. 이해는 되지만 늦게 나왔으면 이유라도 말씀해 주시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저 김치찜 완전 내 스타일이어서 굴하지 않고 계속 먹은 거 같다.
그러자 또 뒤 늦게 홍어 삼합이 나왔다. 역시 전라도라 그런지 홍어삼합이 한상메뉴에 나와서 재밌었다 ㅎ 다행히 나는 홍어를 잘 먹는 편은 아니지만 먹는 편이고 남자 친구는 한번 맛보더니 맛이 괜찮다면서 발효음식이라 맘에 들은 눈치였다. 문제는 이 음식은 진짜 너무 늦게 나와서 우리가 배가 너무 부른 상태에서 먹어야 했는데 먹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아무리 우리가 대식가 커플이라지만 이렇게 띄엄띄엄 음식이 나오면 먹기가 버거워진다. 그래서 저만치 남기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내가 느낀 경기전 막걸리 집은 전체적인 음식은 맛이 괜찮았고 막 기억에 남는 음식은 없는 그 정도였다. 웨이팅이 있는 건 그저 한옥마을에 위치해 있고 막걸리 집을 검색하면 상위권에 검색되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서비스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가격대는 높은 편인데 직원분들이 바빠서 모든 손님들을 케어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음식 나오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내가 이 메뉴의 모든 음식을 맛본 건지가 의문이 들었다. 아직도 덜 나온 음식이 있을 거 같은 느낌이 찜찜하게 남아있다. 그래도 전주 가서 막걸리 골목까지 가기 귀찮을 땐 이곳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위치도 한옥마을에 위치해있어 찾기 수월하다. 오픈했을 때 찾아간다면 큰 주전자 풍선이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 아주 눈에 띄는 곳이다 ㅎ